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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김문보의 '아리아리랑'

프레스아리랑 | 기사입력 2023/03/22 [00:17]

자화상

김문보의 '아리아리랑'

프레스아리랑 | 입력 : 2023/03/22 [00:17]

 자화상

 김문보의 '아리아리랑'

 

 

"그리하여 별의 자손이 되었어요"
"별을 노래하는 어린왕자 되었어요"


하늘에 뜨면 별이 되고
땅에 쏟아지면 돌이 되다.
돌별, 돌삐여요.

내 고향 영천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돌을
별이라고 했어요.

흔해 빠진 돌,
굴러다니는 돌이 아니라
별이라고 보았어요.

"돌별" "돌별" 했지요.
그러다가 "돌삐"가 되었어요.

얼마나 별이 좋았던지
얼마나 신비했던지
얼마나 별과 놀고 싶었던지

별을 땅으로 가져왔어요.
별이 쏟아지게 했어요.

강가에 가득 별이었어요,
은하 처럼 반짝였어요.
돌별이었어요.
"돌별" "돌별" 돌삐였어요.

돌삐로 논둑 쌓고 밭둑 쌓고
돌삐로 담장치고 집짓고
돌삐에 의지하여 살았어요.

별이었어요.
돌별이라 귀히 여겼어요.
돌치기 놀이하며 친구로도
삼았어요.

별을 벗 삼았어요.
별을 만지고 놀았어요.

그들의 어머니,
보현산이 있었어요.

자녀들을 사랑하는
어머니 보현산,
사람들의 마음을 알았어요.

자기 살 깎고 피를 내어
천문대를 허락했어요.
별바라기 보현산 천문대여요.

별을 사랑한 사람들
돌을 별이라 한 사람들

돌별 돌별 돌삐 돌삐
별을 노래한 사람들

마침내 그 고장은
별의 고장이 되었어요.
별의 고장 사람들이 되었어요.

그리하여 나도
별의 자손이 되었어요.
별을 노래하는 별나라 왕자,
어린왕자가 되었어요. 

  어머니 산, 보현산                                                                                     © 프레스아리랑

 

강가에 가득한 돌별                                                                                  © 프레스아리랑




영천에서는 돌을 별이라 했다                                                                     © 프레스아리랑



권대섭(프레스아리랑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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