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김문보
"멀리 닭 울음 소리 들렸으랴" 이육사가 그냥 읊은 게 아니었다 닭 울음은 정말로 광야를 건넜다
새벽 4시, 붉은 수탉은 두 번째 회를 치고 들 건너 그의 처가 동네에서 내게 울음 소리 울렸다
월지 내지 오동 자천 횡계 정각 보현산 기슭 곳곳 마을마다 닭들이 울어댈 때
온 곳을 알 수 없는 울음들 중에 나는 유독 오동마을에 꽂혔다 희뿌연 들판 너머 자을천 건너 그의 처가 안씨 동네였다
어둠을 지배하던 귀신이 물러가고 밤의 요새가 문을 열면 우리 의연히 기지개 켤 시각 나는 육사의 <광야>를 떠올렸다
내게 새벽은 육사 선생의 광야 건너온 붉은 수탉 울음이었다 아스라히 건넌 광야의 울음이었다
------------------------------------------------ # 고향집은 말 달리던 동네, 구마리 맨 윗쪽 동산아래 북동쪽 보현산을 바라보는 들판 시작 지점이다.
들 건너 자을천(慈乙川) 너머가 월지와 오동 마을이고, 오동은 4백년 전 우리 할배 안씨 처가집 이며, 이육사 선생이 안동에서 장가 온 안씨 처가 동네이다.
詩 <광야>를 알고 난 후 나는 새벽 닭 울음 소리 들릴 때마다 육사 선생이 자주 오버랩 됐다. 자연히 보현산 아래 그 들판을 만주벌판 광야에 대입하여 상상 나래를 펼치곤 했다.
# 오동마을은 이육사의 처가 동네 입니다. 육사 선생은 아마도 처가집 오동에서 고개너머 안천 백학서당에 다니면서 詩 <광야>를 잉태했을 겁니다.
후일 이 마을에는 안병달이란 걸출 한 4.19 혁명투사도 나오게 됩니다.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