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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패권 몰락과 제국의 해체

황성환의 자주 논평

프레스아리랑 | 기사입력 2022/12/13 [02:31]

통화패권 몰락과 제국의 해체

황성환의 자주 논평

프레스아리랑 | 입력 : 2022/12/13 [02:31]

통화패권 몰락과 제국의 해체

 황성환의 자주 논평

 

근자에 들어 달러패권의 몰락에 대한 얘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petro dollar니 신인도가 추락한 미 국채의 buy back이니 하는 용어들이 그런 것들이다.

심지어 종미부일의 대표 매체들까지 더 이상 외면할 수없는 달러패권 시대의 끝을 흘리고 있다.

 

20063, 빠져 나올 수 없는 수렁 속으로 쳐 박히는 미제를 보면서 미국의 실체를 책으로 냈고, 이어서 20096월에는 제국의 몰락과 후국의 미래를 내며 미 제국 시대의 끝이 임박했음을 확신한 나로서는 그 느낌이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왜냐면 당시 이름들이 알려진 진보교수 모임에서도 미제국의 몰락이 임박했다는 내 주장에 냉소했으나 내게는 달러 패권의 끝자락이 보였기 때문이다.

 

실로 통화패권을 상징하는 기축통화의 부침 역사는 꽤나 길다. 서구의 문헌에 나오는 최초의 기축통화는 기원전 6세기, 고대 아테네의 은화 드라크마다.

수많은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맹주로 부상한 아테네가 이들 도시 국가들의 경제권을 장악하고 페르샤와의 교역을 주도하는 등 제국의 길로 나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수단이 바로 역내의 기축통화 권력이었다.

2세기, 로마를 대제국으로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수단도 로마 은화 데나리온이다.

 

그리고 13세기 몽골제국 역시 말위에서 정복한 땅을 은과 비단으로 보증한 역내 기축통화인 지폐 교초를 발행해 강제로 유통시켰다.

원제국은 이를 실행하면서 민간인 소유의 금과 은을 빼앗고 교초로 나눠주기도 했다.

이는 대외교역에 있어 금1온스에 35달러로 교환을 보증한 브래튼우즈협정 체결에 앞서 자국 민간인이 보유한 금을 정부가 강제 회수한 다음 1온스 당 금융마피아 집단인 Fed연준이 발행한 21달러로 보상한 금붙이 약탈 사례와도 흡사하다.

 

그러나 드라크마와 데나리온 그리고 교초 등은 제국의 몰락을 결정짓는 데도 핵심적 역할을 했다.

왜냐면 제국을 유지, 확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한데 이런 재정수요를 손쉽게 충당하는 방법은 은에 구리 등 이물질을 섞어 마구잡이로 가짜 은화(5%함유/결국 로마는 은화로 납세도 금지)를 발행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또 두세기를 버티며 추락하던 원제국의 교초 값 역시 4~5천분지1로 폭락하며 제국의 종언을 고한 것이다.

 

그리고 16세기부터 중남미에서 약탈해온 금과 은으로 해가지지 않는 제국을 자랑하던 에스파니아제국과 대영제국도 조금씩 양태는 다르나 제국의 유지와 확장을 위해 벌인 군비확장 등 방만한 재정지출로 인해 제국의 시대를 마감하였다.

지금 미 제국이 몰락과 해체의 과정을 밟고 있는 현상도 지난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다한 군비지출 등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자신들이 주도한 브래튼우즈협정을 깨고 금 태환 부도를 선언한지 벌써 반백년이 넘는다. 그래도 그들이 달러 패권을 유지해 온 것은 금 대신 석유로 보증하는 petro dollar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금 태환 부도로 인해 추락한 달러 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1979년에는 살인적인 년리 20%가 넘는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또 1985년 당시 최대 교역국이던 일본과 독일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의 화폐가치를 강제로 절상시킨 플라자 합의를 통해 똥값으로 추락하던 자국의 돈 가치를 방어한 것이다. 환율조작국의 원조가 바로 미 제국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요즘 연준의 금리조작질 역시 이런 이유들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 회생할 방법이 없다. 이를 조절하기에는 남발한 달러가 너무 많으며 신뢰상실로 인한 국제적인 합의도출도 불가능한 상태다. 즉 지속가능한 통제수단이 없다는 얘기다.

그간 미제의 패권 약화나 몰락을 말해온 소위 진보나 좌파 전문가라는 학자들은 그의 예외 없이 단편적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미제의 군사패권이나 지정학적 위상 약화를 말했지, 제국을 생장시키고 또 몰락시키는 핵심 사항에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설명은 내놓지 못했다.

 

최근 들어 남한 땅의 좌파 학자라는 이도 제국의 3대 조건을 에너지와 식량 그리고 군사력으로 정의하는 것을 보았다. 화살촉 없는 활시위로 과녁을 뚫고 김빠진 맥주로 맥주의 참 맛을 말하는 꼴이다.

 

긴긴 세월동안 부침을 반복해온 많은 제국들의 참 역사나 철학 등에 대한 깊은 고민이나 연구도 없이 승자들의 기록물에 불과한 역사자료나 서구 주류학자들의 논리에 바탕한 학문적 범주에서 그게 벗어나지 못한 탓이 아닌가 생각된다.

진짜 학문을 하는 선비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참고; BC3세기 무렵 장강 부근에 존재하던 고대 연나라에서 명도전을 발행해 역내의 기축(?)통화로 활용했다고 하나, 당시 고조선이 이 돈을 발행했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는 등 고증이 어려워 여기서는 생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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