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위에의 질문이 ‘2차가해’가 되는건 젠더폭력

“진실을 향한 ‘인식의 절차적 정의’ 확보”가 언론개혁의 첫 작업

프레스아리랑 | 입력 : 2020/07/31 [01:27]

▲ 박제동 화백의 미투공작 당사자들이 나눈 카톡. 한 인간을 매장해버리려는 사악함의 의도가 드러난다. 김민웅교수는 박제동 화백의 미투사건의 진상을 탐사보도한 강진구 기자의 기사가 경향신문 편집국에 의해 삭제된 사실을 전하며 경위에 대한 질문이 2차 가해가 되는 것은 젠더폭력이라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회활동가겸 논객인 김민웅 교수가 30일, <언론개혁, 그리고 탐사보도의 위기: 탈진실의 시대, 그 돌파구>란 제목의 글을 사회관계망을 통해 발표했다.  

 

김교수는 한국언론사에서 탐사보도를 처음 꿰뚫은 이가 리영희 선생이었다며 MBC의 보도, PD수첩, 한때의 손석희 JTBC 사장, 그리고 최근 박재동 미투 의혹을 지난 2년간 조사한 결과를 기사화 했던 경향신문의 강진구 기자 역시 탐사보도의 노력을 기울인 이들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 강진구 기자의 기사는 경향신문 편집국에 의해 삭제돼 볼 수가 없다. 김민웅교수는 “척박한 탐사보도 영역에서 발군의 역량을 보여온 강진구 기자의 기사마저 이런 식으로 능멸당하고 있는 우리 언론의 풍토”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전직기자를 역임했던 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김민웅교수는 탈진실(Post-truth)시대에 “탈진실의 언론”과 마주 하며 “보편적 기준이 사라진.. 탈근대의 현실에서 ‘진실에 대한 세기적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젠더 정의(Gender Justice)’를 둘러싼 진실투쟁에 대해서도 “피해, 희생의 입증 과정과 근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 과정과 근거없이 희생자와의 연대는 사실적 기반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력자에 의한 젠더폭력은 마땅히 척결해야” 하기에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라는 “그 어느 편의 질문도 될 수 있는” 질문이 필요하다며 “이런 질문마저 ‘2차가해’로 규정하는 순간, 피해자의 진실조차 제대로 증언되지 못하거나 의혹에 휩싸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격을 겨누는 질문”은 허용되지 않지만 “사실에 대한 질문은 진실로 가는 원칙”인 만큼 “질문이 봉쇄된 젠더정의는 폭력”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젠더 정의는 폭력으로부터의 해방”인데 “진실로 가는 길을 공격하는 논리가 탐사저널리즘(Investigative Journalism)>을 억압할 때 젠더 정의 자체가 위기에 빠지고” 혁명은 폭력이 된다고 주장했다. 

 

어느 편에서라도 마땅히 해야했던 강진구 기자의 질문을 공격할 경우, 진실을 봉쇄하는 억압이 일방적 주장을 성역(聖域)화 하게 된다고 밝힌 그는 냉전시대의 교육이 앞뒤 좌우, 맥락을 살피는 “과정사유”를 우리 사회의 인식체계에서 지워버렸다고 개탄했다. 

 

이어 “진실을 향한 ‘인식의 절차적 정의’를 확보”하는 것이 언론개혁의 첫 작업이라고 선언하면서 현재 쏟아져나오고 있는 검찰발 기사들에 대해 “기만적”이라고, 언론에 대해서는 “프로파간다를 제조하는 공작기관”이 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고일석, 강진구, 이상호, 허재현 등 용기있는 후배 언론인들을 응원했다.

 

본사기자 

 


다음은 김민웅 교수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언론개혁, 그리고 탐사보도의 위기 : 탈진실의 시대, 그 돌파구> 

- 중요한 것은 “진실”

뉴스타파 영상 마지막에는 리영희 선생께서 등장하신다.

“진실!” 

이 한마디에 그의 고투에 찬 삶이 그대로 담겨 있다. 

한국언론사에서 이른바 탐사보도의 영역을 처음 꿰뚫으신 것이 바로 리영희 선생이다.

아주 오래 전 MBC 정길화, 이채훈 피디와 함께 파고든 미국문제도 그런 노력이었고

MBC 사장을 지낸 뉴스타파의 최승호 피디 또한 바로 이 작업의 연장선 위에 서 있다.

PD 수첩도 다르지 않다.

현장에서 지금은 물러난 손석희 JTBC 사장 역시도 이런 노력을 기울였다.

박재동 미투 의혹을 지난 2년 동안 조사해온 경향 신문 강진구 기자의 기사가

경향신문 편집국에 의해 삭제된 이래 

이 나라의 저널리즘은 도대체 어디에 서 있는 것일까, 

깊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나마 척박한 탐사보도 영역에서 발군의 역량을 보여온 강진구 기자의 기사마저

이런 식으로 능멸당하고 있는 우리 언론의 풍토는 어찌 된 일일까?

나는 정치학자이자 신학자이며 역사와 문학을 가르치는 인문학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주 오랫 동안 스스로 생각하는 나의 정체성은 그 무엇보다도 “저널리스트”다.

1970년대 말 영자 신문 Korea Times에서 기자를 시작한 이후

미국에 건너가 

베트남 전쟁, CIA, 미국의 제3세계 군부육성 전략을 비롯

미국의 국제정책과 비밀공작에 대한 탐사보도를 줄기차게 해왔다.

그것은 당시 미국의 진보언론인들의 노력에 영향을 받았던 터였다.

<한국전쟁비사>를 쓴 I.F.Stone은 나에게 언론인의 전범(典範)이었다.

거짓을 넘어서 발견해야 하는 진실.

선입관. 주입된 진실, 제작된 진실의 벽을 깨는 일이다. 

이른바 탈진실(Post-truth)시대에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이라는 요설까지 등장하고 있다.

보편적 기준이 사라진 이른바 탈근대의 현실에서 

“진실에 대한 세기적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이 “탈진실의 언론”과 마주 하고 있는 중이다.

노엄 촘스키는 이런 현실을 “동의의 제작(manufacture of consent)”이라고 표현했다.

여론 조작의 다른 말이다. 

최근에는 ‘젠더 정의(Gender Justice)’를 둘러싸고

진실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해자/피해자의 규정과 확정 문제가 여기에 걸려 있다.

피해자 또는 희생자와의 연대는 윤리적 기본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피해, 희생의 입증 과정과 근거”에서 벌어진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 과정과 근거없이 희생자와의 연대는 사실적 기반을 가질 수 없다.

권력자에 의한 젠더폭력은 마땅히 척결해야 한다.

그래서 질문이 필요해진다.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이 질문은 그 어느 편의 질문도 될 수 있다.

이런 질문마저 “2차가해”로 규정하는 순간,

피해자의 진실조차 제대로 증언되지 못하거나 의혹에 휩싸이게 된다.

인격을 겨누는 질문은 안 된다.

그러나 사실에 대한 질문은 진실로 가는 원칙이다.

질문이 봉쇄된 젠더정의는 폭력이 된다.

<After Virture>라는 한 시대의 획을 그은 윤리학 책을 내 

스탈린주의를 비판한 

Alsadair Macintyre는 마르크스주의 기독교 학자였다.

그는 스탈린주의에서 마르크스 혁명의 타락을 본다.

혁명이 폭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젠더 정의는 폭력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진실로 가는 길을 공격하는 논리가 탐사저널리즘(Investigative Journalism)>을 억압할 때

역설적이게도 젠더 정의 자체가 위기에 빠진다.

강진구 기자는 

어느 편에서라도 던져야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걸 공격하는 것은

진실을 봉쇄하는 억압이다. 

이런 억압이 그대로 통용되면

우리는 일방적 주장이 성역(聖域)이 되는 야만에 시달릴 것이다. 

냉전시대의 교육은 이렇게 앞뒤 좌우, 맥락을 살피는 “과정사유”를

우리 사회의 인식체계에서 지워버리고 말았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가치교육을 교육에서 사라지게 함으로써

"사유의 힘"을 멸종시켜왔다.

진실을 향한 “인식의 절차적 정의”,

그걸 확보하는 것이 언론개혁의 첫 작업이다

아직도 여전히 쏟아지는 저 기만적인 검찰보도를 보라.

프로파간다를 제조하는 공작기관이 되고 있는 언론을.

고일석, 강진구, 이상호, 허재현 등 

용기있는 후배 언론인들을 응원하고 싶다.

뜨거운 마음과 냉철한 사실 인식으로.

리영희 선생님의 뒤를 따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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