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람을 뽑았어야지 김 태 룡
아무리 각박하고 모진 세월에 실낱같은 희망을 얹는다한들 이래도저래도 피차일반이라한들 한번쯤이야 숙고를 했어야지 -이게 사람사는 세상이냐! 어제를 후회하는 오늘의 뼈아픈 실책 통절한 가슴들엔 피로 맺힌다
속이는 세상에 속아사는 인생 까짓거 한번 더 속는셈치지 혹시 알겠나 했더니만 혹시는 역시 미련가진대도 바랄걸 바랐어야지 민생이 구겨지고 앞날은 막막하니 내쉬는 한숨에 진하게 묻어나오는 장탄식은 어느 세월에 끝이 나려나
울분이 키운 항거는 짓밟혀야 하고 위선과 불의는 진실을 죽어라 비트니 삭일수 없는 울화가 갈가리 찢는 가슴 죽기가 딱 좋은 사회! 참아 묵새기는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초물이 아닌 피가 뚝뚝 떨어지는 초대 저주의 심지엔 끝장을 볼 불이 달렸다
오만과 독선 뿜어대는 《룡와대》엔 귀신의 망령 섬찍하게 떠도는데 무지와 무능만 망조를 부르나 광태도 분수가 있어야지 대결광이 피워대는 재앙의 불냄새 굴욕과 굴종의 멍에 스스로 메고 사대의 길 뚜벅뚜벅 가는 그 추태 역해라
역시 까마귄 흰칠해도 망칙한 까마귀 시라소니 범가죽 쓴다 맹호가 되랴 저 남쪽장안 와글와글 끓어번진다 어찌하노 눈이 바로 배겼어야지 탄식과 개탄이 격노의 폭풍을 부른다
사람을 뽑았어야지! 사람을 뽑았어야지!
작품집『사랑이 넘치는 땅』(2023. 평양출판사)에서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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